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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전/② 고전 해제

제 2장 <동양문학> 천변풍경

by Be_ni 2024. 1. 28.

천변풍경

1930년대 모더니즘 소설의 대표적인 소설로, 도시성이 명확하게 드러난 작품이다.〈조광〉에 1937년 1월호부터 9월호까지 걸쳐 연재된 이 장편소설은 일제 때 서울 청계천변 한 동네에서 일어난 여러 일상적 사건들을 다룬 세태소설의 본보기다. 에피소드의 병치, 끊임없는 시점의 변화, 객관적 시점의 확보, 다양한 인간상 제시, 세련된 문체의 성취 등을 특징으로 한 이 소설에서 1930년대 서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생애와 작품활동

월북 후 북한 역사소설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갑오농민전쟁』(전 3권)을 쓴 작가 박태원. 그의 호는 구보丘甫,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유학, 호세이 대학法政大學을 중퇴하고 집에서 밤늦도록 책을 읽는 등 불규칙한 생활을 해 건강과 시력이 나빠졌다.

한때 이광수를 사사했으나 그의 계몽주의는 따르지 않았다. 1930년 단편「수염」을 발표하면서부터 작가생활을 시작했다. 1933년 이태준 · 이효석 · 이무영 · 정지용 등과 <구인회>를 만들어 예술적 소설을 지향하였다.

<구인회> 출현시기는 카프계열의 경향과 문학이 일제의 탄압에 부딪친 때로서, 새로운 문단세력으로 박태원 · 이태준 · 이효석 등 이 활약하게 되었다.

박태원은 특히 이태준과 친하게지내면서, 일제 강점기 하에 작가자신이 속한 서울 서민층의 변모양상을 객관적인 서술로 묘사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 결과 시정소시민사회의 현실을 저회하면서, 무기력한 패배자의 시선에 들어오는 풍경들을 그대로 그려나갔다.『천변풍경』『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등이 그것이다. 이외의 단편 들로 「딱한 사람들」「길은 어둡고」「전말」「진통」「방란장 주인」「성탄제」등이 있으며 주제가 소시민적 우울을 다룬 점에서 대체로 비슷하다.

해방 직후에는 이태준과 함께 조선문학건설본부에 참여해 소설 부위원을 지냈다. 6·25 전쟁 중 월북해 평양문학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조운과 함께『조선창극집』을 펴냈다. 1956년 한때 남로당 계열로 몰려 작품활동이 금지되었다가 1960년 작가로 복위, 1986 년 고혈압으로 죽었다. 해방 전까지 개인의 문제, 지식층의 문제, 현재의 문제에 치중했으나, 해방 후에는 집단의 문제, 민중의 문제, 과거의 문제에 치중해 역사소설을 주로 썼다.

그의 대표작 『천변풍경』은 짧은 이야기 50절로 이루어진 장편으로, 철저한 3인칭 관찰자 시점을 따르고 있다. 사건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나 뚜렷하게 내세우는 사상도 없이, 청계천변에 사는 서민층의 몰락과 가난을 시선에 잡히는 그대로 그려냈다.『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미혼이며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소설가 구보씨가 서울거리를 배회하면서 느끼는 내면세계의 방황과 세태풍속을 잘 그린 작품이다.

작품의 형식과 문장의 기교 등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광고 전단 등의 대담한 삽입, 쉼표의 사용에 의한 만연체 등의 시도, 중간제 목의 강조, 한자의 남용 등 90년대 작가들도 감탄할 만한 독특한 문체를 낳았다.

 

주요 등장인물

재봉이: 15~16세 가량인 이발소 사환, 이발소와 빨래터 골목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상세히 목격함.

민 주사: 재력있는 50대의 사법서사, 안성집과 취옥이 사이를 오가며 주색잡기에 골몰함.

하나코: 방년 스무 살의 카페 여급. 손주사, 은방 주인, 강서방 등의 표적이 되어 있는 미인.

이쁜이: 천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했으나 친정으로 쫓겨나는, 점룡이가 짝사랑하는 인물.

금순이: 순박한 시골색시로 가족들과 헤어져 기미코, 하나코와 함께 살아가는 인물.

만돌어멈: 포악한 남편을 가진 행랑어멈.

창수: 꾀 많은 한약국집 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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