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주요내용
평양성이 청일전쟁의 와중에 휘말리자, 피난 가던 중 남편과 자식을 잃은 한 부인이 모란봉을 정신없이 헤매며 찾고 있다. 딸의 이름을 부르며 걷는 동안, 어느새 날은 어두워져 앞길을 분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데, 마침 잃어버린 아내를 찾아 헤매던 어느 외간남자와 부딪혀 봉변을 당할 뻔했으나, 일본헌병에게 구출되어 이튿날 무사히 집에 오게 된다.
그녀의 남편 김관일은 아내를 찾아 헤매다가 집에 돌아와 걱정스레 기다리며 생각에 잠긴다. 남의 나라 사람들이 남의 땅에서 전쟁을 치르는 현실과, 평양성 백성들이 저승의 염라대왕과 평양 감사 염라대왕 둘을 모셔야 하는 모순된 현실의 원인이 모두 나라가 부강하지 못한 탓이라 생각한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그는 큰일을 이룰 것을 결심하고 그 길로 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이튿날 집에 돌아온 김관일 아내 최씨부인은 날마다 딸과 남편을 그리며 돌아오길 기다리나 끝내 돌아오지 않자, 비관하여 대동 강물에 몸을 던진다.
그런 와중에 최씨 부인의 친정아버지 최주사는 부산에서 사위를 만나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후, 딸과 손녀의 안부를 확인코자 평양에 온다. 그러나 이미 그의 딸은 유서를 남겨놓고 자살하러 간 후였다. 하지만 최 씨 부인은 뱃사공에게 구출되어 며칠 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극적인 상봉을 한다.
한편 옥련은 피난중 어머니를 잃고 헤매다가, 폭탄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지만, 일본인 군의관에게 구출되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군의관은 옥련을 치료한 후 집으로 데려갔지만, 집엔 아무도 없고 최 씨 부인이 벽에 써놓은 유서만 남아 있어, 불쌍한 처지에 빠진 옥련을 자신이 거두기로 한다.
비록 부모와 헤어져 소식조차 모르는 처지이긴 하나, 옥련은 군의관 정상소령의 부인에게 보내져 그녀의 보살핌으로 오사카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원래 총명하고 예쁜 탓에 부인의 사랑을 받으며 일본에서 학교도 다니는 등, 어느 정도 정상적인 삶을 꾸려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정상이 전사하자 차츰 부인의 태도는 바꿔어간다. 게다가 개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옥련으로 인해 놓치게 되자, 그녀는 옥련을 노골적으로 박해하기 시작한다. 마음 착한 옥련은 참으려고 노력해보기도 하고, 불쌍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하려 하기도 하나, 모두 이루지 못하고 견디다 못해 결국 가출하고 만다.
갈 곳이 없는 옥련은 단지 오사카를 떠날 결심으로 도쿄행 기차를 타는데, 거기서 우연히 구완서와 마주친다. 처음엔 같은 조선인이고 말이 서로 통한 것 때문에 얘기를 나누던 중, 옥련의 불쌍한 사연을 전해들은 구완서는 옥련에게 자신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갈 것을 권한다. 구완서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청일전쟁과 같은 불상사를 다시는 당하지 않기 위해 조선을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처럼 부강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유학길에 오른 터였다. 따라서 그는 옥련에게도 공부를 마친 후 조선의 여자교육에 힘쓸 것을 부탁하고 옥련은 이에 동의한다.
미국에 도착한 그들은 워싱턴에서 언어장벽을 극복하고 공부하 게 되며, 옥련은 고등소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기에 이른다. 조선 인 여자로서 역경을 딛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게 되자 옥련 관한 신문기사가 실리는데, 바로 옥련의 아버지 김관일이 이를 우연히 보게 된다. 그는 곧 딸을 찾기 위해 신문에 광고를 낸다. 이 광고를 보게 된 옥련은 드디어 아버지와 만나 회포를 푼다. 김관 일은 그간의 사정을 듣고 난 후 딸의 혼인문제를 꺼내는데, 옥련과 구완서는 자신들의 문제이므로 자신들이 의논하여 결정할 것 을 주장하고 결국 서로 결혼할 것을 약속한다.
남편으로부터 옥련의 사연을 편지로 전해들은 최 씨 부인은 딸이 귀국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옥련 또한 집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상편이 끝난다. 하편은 7년 후에 <매일신보>에 연재되다 미완으로 끝난 『모란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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