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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전/② 고전 해제

제 1장 <서양문학> 메데이아(3)

by Be_ni 2024. 1. 6.

감상 및 문학사적 의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작품의 결말을 두고 '불합리하다'라고 비난했는데, 그러나 그 불합리하다는 것이야말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이 아닐까? 작가의 비극이 지닌 구조는 세련되거나 논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적이지 않다. 에우리 피데스는 자신이 정확하고 논리적인 우주 속에 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선정적인 것을 피하려고 애쓰지도 않았고, 과묵해지려고 애쓰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리스 비극에 있어서 아이스킬로스를 비극의 창시자, 소포클레스는 비극의 완성자로 본다면, 에우리피데스는 많은 면에서 정통을 벗어난 이른바 '데카당스'적인 작가라고 할 수 있다. 합창대의 처리방법을 비롯하여 구성면에서나 인물의 취급면에 있어서나 선 인들과의 수법차이가 현저하다. 당시로서는 극단적으로까지 사실적인 수법을 썼고, 다분히 아이러니를 포함한 합리적인 해석으로 전통적인 신화와 전설에 새로운 모습을 부과하려 했다. 그 결과 신이나 영웅이 천상에서 일상의 현실적인 세계로 끌어내려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그가 생전에 받은 불평의 주된 원인이 되었지만, 근대인이 그의 예술에 공감하는 것은 이 허황된 세계가 현실적인 세계로 바뀌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생전에 있어서보다 사후에 새로운 평가로 각광을 받은 작가로서 3대 비극시인 중 그는 가장 연소자였고, 특히 인간적인 갈등을 주제로 많은 부분을 할애한 작가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평소에 자신의 생활은 매우 비사교적이었으며, 자신의 소유지인 동굴에서 하루종일 바다를 보는 사색적이고 고독한 생활로 일관했다고 한다. 또한 그가 다른 작가들보다 작품을 적게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이 오래 지속되어 현존할 수 있었던 이유도 사후에 그의 극이 붐을 이루어 부활 전승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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