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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전/② 고전 해제

제 1장 <서양문학> 파우스트(3)

by Be_ni 2024. 1. 18.

감상 및 문학사적 의의

세계문학사의 거인 괴테는 유럽인으로서는 마지막으로 르네상스 거장다운 다재다능함과 뛰어난 솜씨를 보여준 인물이다. 그는 80년의 생애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서 신의 경지를 넘나들었고, 사랑이나 슬픔에 기꺼이 그의 존재를 내맡기곤 했다. 내적 혼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일상적인 생활규율을 엄수하면서도 삶 · 사랑 · 사색의 신비가 투명할 정도로 정제되어 있는 마술적 서정시들을 창조하는 힘을 잃지 않았다.

마침내 그에게는 원하는 대로 창조력을 샘솟게 하는 자신조차 도 신비스럽게 여긴 재능이 생겨나, 60년 가까이 노력해온 작품을 완성하게 되었다. 죽기 불과 몇 달 전에 완성한 『파우스트』의 마지 막 2행 “영원히 여성적인 것만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인간존재의 양극성에 대한 작가자신의 감성을 요약한 말이다. 여성은 그에게 있어 남성의 영원한 인도자요, 창조적 삶의 원천인 동시에 정신과 영혼의 가장 숭고한 노력의 구심점이었다.

 

파우스트적 인간

중세에 신에게만 향해졌던 사랑과 정열이, 르네상스 이후로 인간적이며 지상적인 것으로 지향하게 된다. 나아가 인간은 자연계의 비밀을 끝까지 탐구하려 하였고, 정신면이나 물질면에서 인간성을 확장하여 그 해방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간은 만족을 모르고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데, 이런 인간을 가리켜 '파우스트적 인간'이라 한다. 괴테는 이러한 파우스트를 영원히 생성 변화되어가는 인간의 로 묘사하고 있다. 그는 당시 유행했던 인본주의적 사고방식의 영향을 받아 인간은 무한히 노력하고 발전할 수 있으며, 그러는 한 인간은 구원된다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파우스트의 형상 속에 인간존재의 본질적인 사랑의 모티브를 적용시켜 인간한계의 극복과 구원의 문제를 제시했던 것이다. 자기의 영혼을 최고의 향락, 최고의 지식과 맞바꾼 전설의 파우스트 박사가 분에 넘친 욕망 때문에 파멸한 비극적 운명의 어두운 이야기를, 괴테는 밝은 빛으로 다시 조명하여, 무한한 높이를 찾아 인간능력의 한계에 도전하며, 고난 속에서 정진을 계속하는 진취적 인생의 드라마로 바꿔놓고, 여기에 청순한 처녀 그레첸의 참사랑과 고전적인 헬레네의 이야기를 곁들여 근대문학의 최고 걸작품을 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심오한 깊이와 '서로 뒤섞여 진행되는 구성’으로 작품해석이 어려워, 오늘날까지 작품평가가 극히 어려운 상태이나, 문학언어의 가능성을 전대미문의 방식으로 완벽하게 보여준 극이라는 점에서는 비평사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신의 은총에 의한 인간구원

그러나 독자들은 “악마에게 혼을 판 파우스트가 어떻게 구원될 수 있는가" 하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결국 이 작품에서 파우스트의 영혼구원의 문제는 대두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해 만년의 괴테는 파우스트를 천상으로 인도하는 천사들의 노래인 "영의 세계의 귀하신 분이 / 악으로부터 구원을 받았습니다/ 언제나 노력하며 애쓰는 자를 / 우리는 구할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분에겐 천상으로부터의 / 사랑의 은혜가 관여하여 왔으니 / 축복받은 사람들의 무리가 진심으로 확대할 것입니다"의 구절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시구 속에 파우스트 구원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가 있다. 파우스트 그 사람 속에는 점차로 높은 차원에 올라가 순수하게 되는 활동이 마지막 날에 이르기까지 행해지고, 또 하늘로부터 는 그를 도우려고 하는 영원한 사랑이 내리고 있다. 그것은 우리들의 종교적 관념과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있고, 그것에 따른다면 우리는 스스로의 힘에 의해서 하늘의 은총을 받는 것이 아 니라, 하늘의 은총이 내려질 때 그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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