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주요내용
비극은 호메로스의 풍부한 식탁의 찌꺼기로 만들어진다'라는 그의 말처럼, 그의 작품소재는 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신화와 전설에서 취하고 있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이 작품의 대체적인 줄거리는 오레스테스가 자기 아버지인 아가멤논을 죽인 어머니와 그녀의 정부에게 원수를 갚는다는 이야기다.
아가멤논
트로이 원정(트로이 전쟁의 원인에 대해서는 본서의 제1 권, 호메로스 편 참조)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아가멤논 왕이 왕비와 그 정부情夫에 의해 살해된다는 내용이다.
아가멤논을 총대장으로 하는 그리스 군의 트로이 원정 10년째 되던 어느 날 새벽, 아르고스의 왕궁에는 멀리 트로이로부터 번갈아 운반된 횃불이 도착했다. 그 신호는 그리스 국민이 애타게 기다리던 승리의 신호였다. 얼마 후 사자가 나타나 원정군의 총수인 아가멤논 왕의 귀환소식을 알렸다. 이윽고 왕궁 앞에 모인 장로들은 오랜 전쟁이 끝난 것을 기뻐하면서도 한가닥 불안을 떨 쳐버릴 수가 없었다. 아가멤논이 왕궁을 비운 사이 왕비 클리타가 아이기와 정을 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아가멤논이 등장하자 클리타는 엄청나게 비싼 진홍의 천을 깔고 남편을 맞이한다. 아가멤논은 지나치게 호화스러운 개선은 신들을 업신여기고 백성들의 원성을 사는 오만한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한다. 그러나 클리타의 교묘한 말수작에 넘어가 진홍의 천을 밟고 왕궁에 들어간다. 이 진홍의 핏빛 천은 불길한 예감을 드리우고 있었다.
한편 개선한 아가멤논은 트로이의 왕녀 카산드라를 포로로 데리고 왔는데, 그녀는 신 아폴론으로부터 예언의 힘과 능력을 부여받은 여자였다. 조국을 잃고 왕족의 신분에서 노예로 전락하여 이국에 끌려온 그녀는 신의 가혹한 운명 앞에 정신 나간 사람처럼 입을 다물고 일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가멤논과 클리타가 왕궁으로 들어간 뒤, 문 앞에 서 있는 아폴론 신상을 보고 갑자기 반 미치광이 상태로 슬프게 울부짖으며 불길한 예언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왕궁 안에서 흉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가멤논과 자신이 제물이 될 것이라는 알 수 없는 내용의 예언을 중얼거린다. 얼마 후, 카산드라는 제정신을 차린 뒤 자기의 죽음을 신이 정한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순순히 왕궁 안으로 들어간다.
이윽고 왕궁 안에서 아가멤논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문이 열리자 자신의 손으로 죽인 아가멤논과 카산드라의 시체 옆에 서 있는 클리타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녀는 속죄의 기색이 전혀 없이 아가 멤논을 맹렬히 비난하고, 자신이 아가멤논을 죽인 것이 정당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녀는 아가멤논이 일찍이 그리스 군을 괴롭히는 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딸 이피게니아를 산 재물로 바쳤는데, 오늘 그 대가를 받았다며 그의 죽음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현장에 그녀의 정부 아이기가 나타나, 아가멤논의 살해계획을 세운 것은 자기이며, 그 살해동기는 자신의 아버지가 아가멤논의 부친으로부터 받은 고통에 대한 복수라고 말한다. 따라서 아가멤논을 살해한 것은 선대로부터 이어진 원한의 연쇄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같은 행위를 장로들은 비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리 타는 자신을 비난하는 장로들에게 기세등등하게 자신의 승리를 확언한다.
코에포로이(공양하는 여인들)
아가멤논의 딸인 엘렉트라와 아들인 오레스테스가 부친의 원수를 갚는다는 내용이다. 부친의 살해 당시 국외로 도피하여 성장한 오레스테스는 아폴론 신의 명령과 가호를 받아 귀국하여 부친의 무덤 앞에서 누이인 엘렉트라를 만나게 된다. 엘렉트라 역시 어머 니 밑에서 굴욕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두 남매는 부친의 죽 음을 애도하며, 그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한편 클리타는 양심의 가책으로 매일밤 무서운 악몽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그때 그녀에게 뜻하지 않은 오레스테스 사망소식이 전 해진다. 그러나 그 소식을 전한 것은 나그네로 변장한 오레스테스 자신이었다. 그는 교묘한 책략으로 클리타의 정부인 아이기를 살 해하자, 어머니는 그것을 알고 젖가슴을 드러내며 애원한다. 그러나 그녀 역시 죽고 만다. 오레스테스의 행위는 정당한 것이었으나, 생모 살해죄를 면할 길 없어 복수의 여신인 에리니에스에게 쫓기게 된다.
에우메니데스(자비로운 여신들)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는 오레스테스를 그리고 있다. 복수의 여신들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임무인 복수를 하기 위해서 어머니와 계부를 살해한 오레스테스를 쫓아다닌다. 비록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 것이 그의 의무였지만, 어머니를 죽인 것은 복수의 여신들의 눈에 끔찍스런 죄였기 때문이다. 오레스테스는 아폴론 신의 도움을 받아, 아테나 여신이 연 법정에서 무죄를 인정받는다. 아테나 여신은 분노한 복수의 여신들을 달래고 복수의 여신들 이 앞으로 '자비의 여신'으로 숭앙될 것이라는 약속을 하여 화해 한다. 아테네 시의 번영을 축원하는 대합창 속에 3부작 비극의 마지막 편의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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