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 왕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엘렉트라 콤플렉스'의 정신분석 용어의 원산지가 된 이 작품은 비극의 완성자 소포클레스에 의해 씌어진 서양문학의 대표적인 분석극으로서, 친부살해, 어머니와의 결혼 등을 소재로 한 운명비극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힘을 초월해 있는 운명의 힘과 그 장난, 자신의 파멸을 예견하면서도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오이디푸스의 확고한 의지,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그의 자세를 볼 수 있다.
생애와 작품활동
아테네 교외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최고의 교육을 받고, 29세 때 처음으로 비극경연대회에 나가 우승한 이래, 18번 우승을 차지하고 2등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한다. 그는 처음으로 제3의 배우를 사용했고, 무대배경을 개량하였으며, 합창단의 구성원 수를 12명에서 15명으로 늘리기도 했다. 그는 뛰어난 용모와 재능은 물론, 고결한 인품의 소유자로 아테 네의 우상이었으며, 정치가로서도 재무장관 등의 고위직을 지내 고, 만년에는 신관神까지 지낸 덕망있고 행복한 생애를 보냈다. 그가 죽은 다음 아테네 사람들이 그를 영웅으로 숭배하고 해마다 제사를 지냈다는 것을 보더라도 그의 비극작가로서의 인기가 얼 마나 높았는가를 알 수 있다. 기원전 480 년 적군 페르시아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살라미스 해전의 승리를 축하하는 축제에서, 소년 소포클레스는 소년 합창 단을 지휘하였다. 이때 아이스킬로스는 이 전쟁에 병사로서 직접 참전하였고, 에우리피데스는 그리스 군이 승리를 쟁취하던 날 태어났다 한다. 죽기 직전인 90세까지 창작활동을 계속하여 총 120 여 편의 작품을 썼으나, 현재 남아 있는 것은 7편이다.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가 식어버린 남편의 사랑을 되돌리려다 반대로 남편을 죽이게 되자 자신도 목숨을 끊는 『트라키스의 여인들』, 겉보기에는 행복한 왕이 진실을 모르는 채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의 남편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파멸하는 『오이디푸스 왕』, 죽음을 당한 아버지를 위해 동생과 함께 복수를 하는 『엘렉트라』 외에도 "필록테테스』 『콜로노스의 오이디푸 스』 등이 있다. 이중 『오이디푸스 왕』과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등은 사실상 그의 3부작이라 해도 좋을 듯 싶다. 축복받은 신의 총아 소포클레스는 인간 고뇌의 극한까지 묘사하여, 온화하고 명랑한 인물에게서 가장 순수한 비극성이 생긴다는 역설을 성립시켰다. 소포클레스는 죽음과 고뇌는 인간존재의 실상이고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죄 없는 사람들의 고뇌를 그대로 묘사하였다. 주인공은 결정적인 상황에 놓여 있을 때 타협하 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대결하며, 굴욕적인 삶보다는 죽음과 파멸을 선택한다. 이처럼 강하고도 고귀한 인간이 고뇌하는 데에 비극 적인 아름다움과 숭고함이 있다. 극의 줄거리는 신화 그대로여서 관객은 사건의 진전과 결말을 알고 있다. 앞일을 모르고 있는 극 중 인물들의 말이나 행동이 진실 을 알고 있는 관객들과 대조를 이루어 극적 효과를 크게 하는 수 법은 소포클레스적인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엘렉트라 콤플렉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를 통해 오이디푸스 왕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라는 용어에 친숙하고, 그의 제자인 C. G. 융으로 인해 아가멤논의 딸인 엘렉트라보다는 ‘엘렉트라 콤플 렉스'라는 말에 더 익숙하다. 물론 이 말들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하는 오이디푸스 왕과 엘렉트라의 비극적 운명에서 유래한 것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신화에 나오는 오이디푸스 왕이 생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에 근거한 것으로, 남자아이는 특히 3~5세에 오이디푸스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에게 적의를 품고 어머니에게 는 애정을 구하고자 하는 성적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작 품 속에 나오는 "지금까지 꿈속에서 자기 어머니와 잠자리를 같이한 사람은 아주 많습니다"라는 유명한 대사는 프로이트의 이론 보다 2천 년이나 앞서 나온 말이다. 이러한 성적 욕망이 일어나는 시기를, 오이디푸스기 또는 남근기라고 한다. 아버지에게 적의를 품기 때문에 남자아이는 그 보복으로 거세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를 갖는다고 한다. 이 공포 가 계기가 되어 아버지처럼 되려고 하는 동일자각으로 오이디푸 스 콤플렉스는 극복되고, 점차 잠재기로 이행되어간다. 또한 사춘기에 이르면 성적 충동이 강해지고 오이디푸스적 욕망은 되살아 나는데, 이 욕망은 다른 이성에게로 옮겨져 극복된다. 프로이트는 도스토예프스키에게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강하 게 느꼈던 듯, 도스토예프스키의 부친이 마을 사람들에게 죽자, 프로이트는 『도스토예프스키와 부친살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 논지는 도스토예프스키는 강렬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경향을 가지고 있어서, 은근히 부친의 사망을 바라고 있었는데, 그것이 현실화됐기 때문에, 자기가 실제의 범인인 양 착각하게 되어, 훗 날 그에게 나타난 낭비벽과 도박병 등의 이상한 행동양식으로 표출되었다는 것이다. 스탕달 역시 이런 경향이 농후했는데 "어머니는 매력적인 사람이었고,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우리의 키스를 방해하러 올 때는 몹시 얄미웠다”는 그의 자서전의 한 구절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엘렉트라 콤플렉스
여자아이는 반대로 어머니를 미워하고 아 버지에게 애정을 가지는 성향을 띠게 된다.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 후 귀국하여 그의 아내에게 살해되는데, 그의 딸인 엘렉트라가 남동생과 협력하여 모친을 죽이고 복수한다는 그리스 신화에서 끌어내어 '엘렉트라 콤플렉스'라고 융이 명명하였다.
주요 등장인물
삶을 살아가면서 인간의 힘을 초월한 운명의 힘 앞에 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무력한가, 또 인간의 욕망 · 공명심 · 오만이 얼마나 허망하고 보잘것없는가를 생각케 하는 이 작품의 주요 등 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오이디푸스: 버려진 자식으로 자라나 친아버지를 죽이고 친어머니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자신의 눈을 뽑은 뒤 방랑의 길을 떠나는 비극의 주인공.
이오카스테: 불길한 예언을 지니고 태어난 아들을 버리고,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아들과 결혼한 사실을 알게 되어 자살한다.
라이오스: 오이디푸스의 친아버지로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오이디푸스의 지팡이에 맞아 죽게 되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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