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및 문학사적 의의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전상과 실연으로 끝난 전쟁체험을 바탕으로 한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어지며, 『서부전선 이상 없다』와 함께 전쟁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위에서 본 것처럼 이 작품은 실로 현대 인류의 비극을 파고들어 인간의 조건 자체를 재음미해보고 인간해방의 길을 찾아보려는 안타까운 소망의 소산이라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볼 때 이 소설은 20세기의 문제작으로 엄청난 비중을 갖게 된다.
하드보일드 스타일
그리고 이런 큰 문제를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담아놓은 그의 재능이 돋보인다. 이른바 '하드 보일드' 문체와 상징적 배경이라는 두 가지 수법으로 한 줄의 낭비도 없이 묘사한 걸작이라 할 수 있다. 불필요한 수식 이나 형용사를 모두 배제하고 리듬과 스피드에 넘치는 신선한 문 체, 이러한 필법은 소위 '헤밍웨이' 문체라 하여 영어 산문 문체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고, 이는 그에게 노벨 문학상이 주어지게 되는 근거가 된다.
상징적 수법
이 글을 쓰기 전의 작가는 자연주의적 리얼리즘 작가로 간주되었으나 이 작품에 의해 작가의 로만티시즘이 새삼 주목을 받았고, 더욱 최근에는 작품 속에 나오는 상징수법이 주목되고 있다. 재난이 닥쳐올 때, 불행이 예감될 때는 비가 온다. 산의 눈은 몸의 건강과 마음의 건전을 상징하고 산은 평화와 신성을, 평야는 전쟁과 재앙을, 도시는 타락을 상징하고, 춘하추동 사철의 변화는 그 철에 어울리는 독특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훌륭한 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심리묘사를 극도로 피하고, 거의 외면묘사로 시종했으며, 카메라와 같은 비정성으로 자연과 인간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많이 쓰인 대화도 간단명료하여 생동감이 넘치고 있다. 동시에 전쟁의 비인간성과 가혹함, 낡은 미덕에 대한 불신, 개인과 사회와의 배반, 현대인이 빠져 있는 불행 및 비참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극한 상황에서 순애와 결말의 허무감으로 비극으로서의 여운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걸작이다.
또한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인 카포레토의 퇴각장면은 세계전쟁문학 중의 으뜸으로 일컬어지 고 있다. 또한 “조상彫像에 이별을 고하고 있는 듯했다. 한참 후에 병실을 나와 병원을 뒤로하고 빗속을 걸어 호텔로 돌아왔다”로 끝나는 마지막 구절은 몇십 번이나 퇴고한 유명한 문장이다.
어떻든 현대 미국문학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며, 그 영향력은 프랑스의 카뮈를 비롯하여 이탈리아와 소련 및 동구에까지 미치 고 있다. 창작에의 집념을 버리지 않고 항상 체험의 세계를 넓히면서, 그는 삶과 죽음, 개인과 사회와 인간의 처지를 깊이 생각하며 예술을 닦아나간 대소설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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