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여 잘있거라
록 허드슨과 제니퍼 존스가 주연한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전쟁과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종교 · 문 화 · 역사가 그 의미를 상실한 20세기 초 미국의 뿌리 잃은 세대의 비극적 삶을 다룬 헤밍웨이의 대표적 소설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참전경험을 토대로, 이탈리아 전선에서 펼쳐진 미군중위와 영국 간호사 사이에 피어난 비극적 운명의 사랑을 묘사함으로써, 전후 젊은 세대의 상실감과 허무주의를 그려냈다.
생애와 작품활동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적 작가인 헤밍웨이는 미국의 일리노이 주 오크파크에서 산부인과 의사인 아버지와 신앙심이 돈독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내성적인 어머니보다는 야성적인 부친을 닮아 고교시절에는 축구 · 육상 · 권투 등 모든 스포츠를 즐겼고, 한편으로 문학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셰익스피어 · 디킨스 스티븐슨 등의 작품을 탐독했다.
그 무렵 시카고에서는 라트너라는 작가가 미국 중부지방의 사 투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간결한 문장, 스토리의 빠른 전개방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헤밍웨이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는 라트너의 모든 것을 흡수했다.
고교를 졸업하던 1917년, 미국은 제1차대전의 참전을 위해 지원병을 모집하고 있었다. 그는 지원하려 하였으나 부친의 반대와 시력장애로 단념해야 했다. 곧 이어 <스타>지의 기자가 되어 뜨거운 종군열로 이탈리아 전선에 참여한다. 밀라노 전선에서 전쟁의 실상을 처음으로 체험하고, 폭우가 쏟아지는 진흙탕 속을 달리는 병사와 피난을 떠나는 난민들의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는다. 1918년 7월에 부상을 입어 영웅적 행위에 대해 훈장을 받고 밀라노에 입원하게 된 그는 그곳에서 적십자사의 간호사와 사랑에 빠지지만, 연상인 그녀는 그와의 결혼을 거절한다. 그 일은 19세 청년인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고, 결국『무기여 잘있거라』의 모티브가 된다.
파리 특파원 시절, 현지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에즈라 파운드, 거트루드 스타인 여사 등 일류문인들에게 간결한 문장을 바탕으로 한 엄격한 문장수업을 받았다. 1925년『우리들의 시대』가 출간되는데, 이 작품은 헤밍웨이 문학의 성장과정에서 볼 때 이때까지의 습작시기에 종지부를 찍는 금자탑적인 존재다. 이 책을 분수령으로 그는 그의 창작력이 가장 활발한 의욕적 창작시대를 맞게 된다.
1926년 파리와 스페인을 무대로 찰나적이고 향락적인 남녀의 전후戰後풍습을 묘사한 그의 첫 장편『해는 또다시 떠오른다』가 출판되었는데, 이로 인해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작가로 위치를 굳혔다.
1928년에는 1차대전의 체험을 배경으로 추고에 추고를 거듭하여『무기여 잘 있거라』를 펴냈는데,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은 물론 곧 이어 연극화 · 영화화되었다. 당시 미국은 1929년의 대공황으로 사회불안과 노사대립이 격화되어, 작가들도 사회문제에 무관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헤밍웨이도 이같이 변화하는 사회상황에 적응하여『빈부』를 발표한다. 1932년에는 동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쓴 단편『킬리만자로의 눈』은 그의 자전적 요소가 강하다.
1936년 스페인에 내란이 일어나자, 그는 정부군을 돕기 위해 특파원으로 참전했고, 전쟁은 파시스트의 승리로 끝났다. 그는 이를 배경으로『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1940년에 발표하였다. 1939년 제2차대전이 발발하자 <콜리어> 특파원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다.
말년에는 쿠바에 가서 낚시를 즐기곤 했는데 이 경험을 토대로『노인과 바다』를 썼고, 이 작품은 그의 사상과 예술추구의 작가정신이 그대로 반영된 작품으로 헤밍웨이 문학의 총결산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으로 1953년 퓰리처상과 1954년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1953년 아내와 함께 스페인에서 투우를 즐기고, 아프리카로 가서 수렵을 하던 중 비행기 사고로 중상을 입어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도 못했다. 요양 중 의문의 엽총자살로 62세에 최후를 마쳤다. 평생 네 번의 결혼을 했고, 결혼할 때마다 거주지를 옮긴 것은 유명한 일화다.
주요작품과 작품세계
1920년대의 문학사조는 냉소주의와 비극적 운명에 대한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러한 사조는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로서 깨어진 이상을 가지고 전쟁을 끝내고 돌아온 젊은이들을 대변하였다. 이러한 '잃어버린 세대'를 표현한 작가로는 소설가 헤밍웨이, 시인 엘리어트, 극작가 오닐 등이 있다. 제1차대전이 란 엄청난 전쟁에 휘말려 환멸과 절망과 좌절에 빠진 지성인들을 '잃어버린 세대'라 지칭했던 것이다. 그의 생애에서 본 것처럼 헤밍웨이는 전쟁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죽음을 목격하기도 하고, 스스로 죽음의 고비와 위험을 자초하곤 했다. 그의 문학에서 죽음의 문제는 어디서고 나타난다. 그의 초기 단편 『인디언 부락에서조차 탄생과 죽음의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면 당시 '잃어버린 세대'가 겪어야 했던 정신적인 갈등을 짐작할 수 있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전후세대들이 전쟁으로 인한 환멸과 허무에 허덕이던 시대에 전후세대 예술가들은 현재의 감각적 도취로 잊어버리려 애쓰지만, 파리의 환락가도, 스페인 투우장의 열기도, 폭음과 자유분방한 성생활도 그들로 하여금 권태와 불안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는 못한다. 즉, 그들의 방황은 정신적 안주를 찾아 헤매는 방황이었으나, 끝내 황무지의 퇴폐 속에서 맴돌 뿐이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 세대의 젊은이와 작가들의 도피적 개인주의 경향을 보여준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스페인 내란을 배경으로 미국 청년 로버트 조던이 겪는 사랑의 이야기다. 전형적인 미국의 지식인 청년을 상징하는 조던은 스페인 내란에 참가, 정부군에 가담하여 싸운다. 상대는 19세의 스페인 처녀 마리아로 스페인 여성 특유의 열정적인 기질을 갖고 있다. 여기서는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를 긍정하여 인간이 져야 할 인류의 공동운명에 대한 책임감과 연대의식을 강조한다.
헤밍웨이의 작품은 셰익스피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영화화 되었는데,『노인과 바다』『킬리만자로의 눈』『무기여 잘 있거라』 등이 있다. 특히 1952년에 제작된『누구를・・・』는 게리 쿠퍼와 잉글 리드 버그만의 주연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28세의 잉글리 드버그만의 화장기 없는 청순한 얼굴과 짧은 머리는 관객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감명을 주었고, 이들의 키스신은 애정영화의 교본으로 남아 있다.
『노인과 바다』
쿠바 해안에 사는 한 늙은 어부가 바다에 나가서 자기의 고깃배보다 더 큰 고기를 발견하고 이틀 낮밤을 그 고기와 싸운 끝에 겨우 잡아가지고 돌아오나, 새벽에 항구로 돌아왔을 때는 상어 떼의 습격으로 머리와 뼈만 남은 채 배에 매어져 있을 뿐이었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단순한 이야기이나, 죽음이라는 한계상황에서도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라고 말하는 노인의 말을 통해, 고난을 이겨낸 인간의 전형과 패배를 모르는 인간정신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탁월한 문체와 심오한 사상을 담고 있는 작가의 만년의 대표작이다.
주요 등장인물
세계대전 시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배경으로 전쟁과 사람과 죽음을 묘사한 걸작으로, 전쟁의 허무함과 고전적인 비련을 주제로 하고 있다. 전 세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킨 전쟁문학의 걸작으로서, 주인공 프레드릭 헨리의 고백형식으로 씌어진 장편소설이다.
헨리: 죽음의 전쟁을 거부하고 사랑에 몸을 던진 탈주병
캐서린: 영국 출신의 지원 간호사로 청순하고 지순한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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