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주요내용
문학을 창시한 소설은 소설 속의 주인공인 역사 학자 로캉탱이 외계의 사물이나 인간에게서 느끼는 구토감을 일기로 극명하게 기록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가를 추구한 일기 형식의 소설이다.
30대의 역사학자 앙트완 로캉탱은 연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그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다가 지금은 부빌이라는 도시의 도서 관에서, 18세기 프랑스 혁명기의 인물들의 전기를 정리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어느 날 물가에서 물수제비뜨기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흉내를 내려고 돌을 집는 순간, 갑자기 구역질 같은 것을 느끼고 손을 떼고 만다. 이 '손 안의 구역질'은 그 뒤에도 그를 자주 엄습한다. 그때마다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그는 1932년 1월 말부터 약 1개월간 이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의 생활은 무미건조한 나날들이었다. 그가 하는 일이란 기껏해야 로르봉 후작에 관한 자료들을 정리하거나, 카페에서 들려주는 '언제나 가까운 날에' 란 음악을 듣는 것이 고작인, 그야말로 혼자만의 생활이었다. 간혹 그는 일상생활에 안주하는 사람들을 살피기도 했고, 이 지방 특유의 것을 알아내기도 했다.
그는 자기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면서 그가 살아온 것은 경험이 아니라 말의 잔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과거와 합일점을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했고, 자기 자신은 과거의 그 어느 곳에서도 정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일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져, 그는 정녕 한 사람의 전기를 쓸 수 없다고 판단하기에 이른다.
그가 이러한 난해한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옛날 자신과 헤어졌던 여인이 파리에서 만나자고 편지를 보내온다. 그녀는 예전에 완벽한 자아의 충실을 기대하며 꿈꾸던 여인이었다. 그는 옛 여인을 만남으로써 자기에게 희망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는 한가닥의 희망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그에게 기묘한 감각은 쉴 사이 없이 일어난다. 그의 손이 닿거나 눈길만 주어도 일어나는 이상한 감각은 그의 몸을 떠날 줄 모른다. 그리고 강력한 증오감과 함께 구토를 동반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그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 마로니에의 나무뿌리를 보며 명상에 잠기다가 마침내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구토의 정체를 알아내게 된다. 그가 마로니에라는 나무뿌리를 생각했을 때, 마로니에 나무뿌리는 그 마로니에 나무뿌리라는 말의 형체를 벗고, 모든 부위를 통해 그의 몸으로 침입해 들어온다. 구토란 인간이나 사물의 언어에 의해 성립되는 의미나 본질을 박탈당하고 괴물처럼 흐물흐물한 무질서의 덩어리였다. 또는 무섭고 음탕한 벌거숭이의 덩어리로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언어 이전의 체계였고, 세계를 체험한 본질의 것이었다.
그가 드디어 생각해낸 것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물은 전혀 존재 이유를 가지지 않고, 또 존재의 의지조차 가지지 않은 채 단지 사실상 우연히 거기에 존재할 뿐이라는 것, 즉 하나의 '덤'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생명의 본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도 이러한 생명체인 이상은 어쩔 수 없는 실존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옛 여인 아니를 만나게 된다. 그녀도 이제는 그 실존의 정체를 알아내고 그녀가 꿈꾸던 완벽한 순간을 단념한 채, 단지 살아 있는 고독하고 비만한 여인이 되어 있었다. 그는 전기집필을 포기하고 부빌을 떠나 파리로 돌아갈 결심을 하게 된다. 그는 '언제나 가까운 날에'를 들으며, 소설을 집필하는 행위가 부조리와 대항하는 정당한 방법임을 알고 또다시 새로운 희미한 희망을 품게 된다. 즉, 모든 존재에는 존재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여 깊은 절망에 사로잡히나, 소설을 쓰는 것이 하나의 구제가 될지도 모른다 는 가느다란 희망을 가지면서 이 소설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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