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및 문학사적 의의
풍자와 사용 냉소 좌절감이 충만하고 음울한 모함과 사기 · 살인이 전반을 통해 흐르는 『탁류』는 1930년대 한국의 사회상을 집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계열의 작품은 풍속 새 태소설로 평가되기도 하는데, 사회의 한 단면을 예리하게 풍자한 점은 이 작품의 특징을 이루고 있다.
초봉의 운명을 지배하는 세 남자는 1930년대 한국사회의 타락 상을 보여주는 인물들로, 방탕한 노름에 사기와 횡령을 행하는 은행원인 태수, 제약회사를 차리나 소득을 모두 향락에 탕진하는 제호, 그리고 형보는 외모에서부터 기묘한 인물이다. 이런 인물들이 '순결한 여인' 초봉의 운명을 농락하는 세계가 곧 채만식이 말하는 바 ‘탁류’ 다. 자본주의적 근대화가 진행되었지만 봉건적인 구습이 남아 있고, 자본주의화라는 것도 왜곡된 탐욕으로 대표되는 사회가 작가가 본 1930년대의 한국사회였다는 것이다. 이 탁류에 실려가는 초봉은 마지막까지도 환각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작가가 부여한 '청순가련형'의 이미지에 의해 더욱 비극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초봉의 운명은 결국 탁류의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버린 것이다.
주인공 초봉이의 비극의 주된 원인이 된 하층민의 궁핍한 현실과 낡은 도덕관, 그리고 부정적 인물인 고태수나 장형보의 파멸의 원인이 된 물질 및 쾌락추구적 가치관은 식민지 당대의 시대적 궁핍상과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에 따른 사회적 황폐화 현상과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작자의 시대의식은 남승재와 계봉과 같은 당대의 탁류를 헤치고 살아갈 만한 구도자적 인물의 설정을 통해서도 암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전라도 방언을 포함해 사 투리와 우리 고유어를 풍부하게 구사한 것인데, 그의 문체는 당대 소설가 중에서도 일본 문장이나 번역문투가 거의 배어 있지 않는 뛰어난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설화체 문장을 들 수 있는데, 그는 설화체 문장을 사용해 평면적인 이야기를 입체화하고 생동력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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