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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전/① 동 · 서양사상의 흐름과 고전

제 1장 서양사상의 흐름과 고전(8)

by Be_ni 2023. 12. 28.

영국의 공리주의

근대후기에 나타났던 또 다른 사상으로 공리주의를 들 수 있다. 독일에서 칸트, 헤겔에 의해 관념론이 제기되고 있을 무렵, 영국에서는 기술혁신으로 말미암아 산업혁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영국인들은 물질적인 풍요와 편의를 누릴 수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방임주의 (laissezfaire)라는 미명하에 무절제한 자유경쟁과 개인의 이윤추구 현상이 대두되자, 개인의 이익과 전체의 이익을 조화시키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하여 나타난 사상이 공리주의 사상이다. 공리주의 사상에서 제시되는 인간관은 인간이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경향을 가진다는 데서 출발한다. 이는 곧 삶의 목적이 쾌락이나 행복의 추구에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개개인 모두가 저마다 자기의 쾌락이나 행복만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사회는 혼란상태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선한 행위란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쾌락과 행복을 주는 공리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 여기서 공리주의 윤리설이 표방하는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행위원칙이 도출되었다. 이러한 공리주의 윤리설의 인물로는 벤담과 밀을 들 수 있다. 벤담은 법과 도덕의 원리에서 쾌락이나 행복을 양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고 보고, 개인의 쾌락이나 행복을 증대시키는 것이 사회 전체의 행복을 증대시키게 된다는 '양적 공리주의'를 제창하였다. 그러나 인간이 도덕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법률과 같은 외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벤담이 쾌락의 양을 중시한 것에 반해, 밀은 쾌락의 질을 중시하였다. 그는 쾌락에도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고, 쾌락을 고상 한 정신적 쾌락과 저급한 육체적 쾌락으로 구분하였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인간이 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만족스러운 바보보다는 불만족스러운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자유론』에서 밀은 사회주의적 자유주의 체제를 옹호하고 자유주의의 민주적 개혁 및 경제체제로서의 사회주의에 찬성하지만 그가 자유에의 위협이라고 본 '순수한 다수의 지배'에는 반대한다. 1830~1900년대에 이르는 기간은 인류 역사상 과학기술의 전성시대로 특히 생물학과 의학의 발전은 특기할 만한 것이었다. 생물학에서의 뉴턴을 표방했던 다윈의 진화론은 코페르니쿠스 이래 다시 한번 세계관을 바꾸었고, 그가 『종의 기원』에서 주장한 '약육강식'과 '적자생존' 등의 이론은 19세기 이후 자연과학은 물론 사회과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골턴의 우생학과 스펜서의 사회적 다위니즘에 영향을 주어, 인종차별과 제국주의의 이론적 배경이 되기도 했다.

 

프랑스의 실증주의

한편, 19세기경에 프랑스에서는 콩트를 중심으로 한 실증주의 사상이 등장한다. 과학의 실증성을 강조한 콩트는 특히 '사회학'을 인간들간의 사회적 관계를 연구하고, 이러한 관계가 어떻게 역사의 과정 속에서 변해가는지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규정지음으로써 사회학의 독자성을 개척했다. 『실증철학강의』에서 그는 역사적 단계에서의 인간정신, 즉 과학이 그 이전의 단계에 의존하여 진보하고 있음을 증명해 보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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