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및 문학사적 의의
그는 이 작품에 '1830년대사'라는 부제를 달아 놓고 있는데, 이것은 왕정복고 시대에 대한 그의 정치적 견해가 이 작품에 반영되어 있음을 뜻한다. 열렬한 나폴레옹 숭배자였던 그는 나폴레옹 실각 후 귀족 · 성직자 · 중산계층의 3자가 좌지우지하는 왕정복고 시기의 정치적 현실을 철저하게 비판했다.
리얼리즘과 낭만주의
주인공 쥘리앵은 사회에 저항하다가 그 대가를 받는다. 이러한 과정에서는 현실주의자로서 작자의 관점이 있으나, 낭만주의자로서의 작자는 비극의 쥘리앵을 몹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위선에 젖어버릴 수 없는 순결한 심정과 불굴의 의지, 또 거기에 존재하는 총명함과 행운을 가지고서도 도리어 불행한 최후를 마치지 않으면 안 되는 주인공을 설정함으로써 작자는 오히려 프랑스 당시의 사회풍조를 매섭도록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자는 비속한 독자에 대한 경계심과 타고난 수치심에서 간결하고 비정한 문체를 쓰고 있음을 아울러 알 수가 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하류계층 출신이지만 재능이 뛰어나고 야심에 불타는 한 청년의 성공과 좌절의 이야기를 통해 왕정복고 시대의 '암흑기'를 묘사한 소설로, 작가의 대표작인 동시에 사실주의의 선구로 평가되고 있다. '심리소설'의 걸작으로서 정평이 나있으나, 부제가 암시하듯 사회소설 · 정치소설로서의 측면도 있다. 시대를 생생하고 자세하게 묘사하였지만 발자크 풍의 사회조 감도와는 달리, 명석하고 냉철하게 그리고 위선을 무기로 출세와 영달을 위해 사회와 맞서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양심과 감수성에 굴복하게 되는 주인공의 눈을 통해, 모든 것이 표현되고 있다는 의미에서 주관적 사실주의의 구현이다. 책 제목의 뜻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적'은 제정시대의 영광을, '흑'은 왕정복고시대의 암울의 상징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편 작가는 평소 정력을 예찬했다. 이 정열 예찬은 그로 하여 금 나폴레옹과 16세기의 이탈리아를 좋아하게 했다. 한 개인 속에 가장 많은 정열이 응집된 모델을 나폴레옹에게서 보고, 열광적인 정열의 나라를 16세기 이탈리아에서 보았던 것이다. 여기에 묘사 된 주인공 쥘리앵의 정열과 반항은 프로메테우스적 인간상을 동 경하는 오늘의 우리에게 야심에 찬 19세기 청년의 한 모습을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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