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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이해하기

문화와 철학(19)

by Be_ni 2023. 9. 24.

3장 정보 사회와 사이버 문화

03. 정보 사회의 전망

정보 사회와 사이버 문화는 정보 기술을 바탕으로 성립한다. 따라서 정보 사회를 전망하는 데 기본이 되는 문제는 기술이 사람, 사회와 맺는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하나는 기술의 발전이 사람과 사회의 변화를 낳는다고 보는 관점이다. 또 하나는 사회 구조가 기술의 발전을 낳는다고 보는 관점이다. 앞의 관점은 흔히 기술 결정론이라 불리며 대체로 정보 사회에 대해 낙관론을 주장한다. 뒤의 관점은 사회 구조론이라 불리며 대체로 비관론을 주장한다.

사회 구조, 정보 사회, 전망

기술 결정론에 따르면 기술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를 주도한다. 정보 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새로운 정보 경제를 급속히 키우고 고용 구조를 바꾸며 나아가 정부나 기업의 조직 방식도 크게 변경함으로써 사회 구조의 기본 원리를 바꾸어 놓는다. 기술 결정론을 대표하는 미국 사회학자 다니엘 벨(Daniel Bell)에 따르면 정보 사회는 산업 사회와 질적으로 다른 탈산업 사회다. 산업 사회에서 행해지는 노 동은 주로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제조 활동이지만, 탈산업 사회에서 행해지는 주요 노동은 서비스업에서 나타나는 정보 활동이다. 벨은 탈산업 사회에 대해 낙관적이다. 탈산업 사회의 특징은 산업에 고용된 노동자가 감소하고 서비스업에서 새 직업 기회가 끊임없이 생기며 사회의 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반면 사회 구조론에 따르면 기술은 독립 변수가 아니라 매개 변수다. 기술은 사회 구조와 사회 세력 관계에 맞추어 발전한다. 그리고 기술의 사용은 중립일 수 없으며 자본의 논리에 따른다.

 

미국 사회학자 허버트 실러 (Herbert Schiller)에 따르면 정보 통신 기술은 자본 주의의 시장 확대 정책이 난국에 봉착하자 그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발전했다. 1970년대 오일 쇼크에 의한 자원 위기, 제조업에서 이윤율 하락, 실업률 상승 등 전반적 경기 침체는 자본주의 체계의 위기를 불러일으켰다. 이때 자본주의 체계가 대안으로 모색한 것이 정보 통신 산업의 육성이었으며, 이 산업을 떠받드는 기술 기반이 정보 기술이었다.

 

실러는 정보 사회에 대해 비관적이다. 실러에 따르면 정보 기술의 발전 과정 에는 시장 원리가 철저히 적용되고 그에 따른 계급 불평등은 정보의 분배 접근, 창출 과정에서 불평등을 낳는다. 정보와 통신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대한 변동은 현대 사회가 초국가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라는 것을 보여 줄 뿐이다.

 

정보 사회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정확한 전망을 얻기 위해서는 두 관점의 약점을 서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기술 결정론의 입장에 서면 사회 세력 간의 다양한 관계를 읽을 수 없고 개인의 경제 능력 차이, 계급과 지위의 불평등, 지역과 국가 간 불균등 발전을 적절히 설명할 수 없다.

 

한편 자본주의 사회 구조를 중심에 두는 관점은 기술의 발전으로 생기는 이득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기술의 발전은 자본에 대항하는 기술적 가능성 도 열어 준다. 정보 기술이 발달하면 사이버 공간을 이용해 시민 사회와 국제 연대를 활성화하고, 사이버 교육 장치를 통해 불평등을 완화하며, 정부의 서비스 확대 정책을 유도해 복지를 개선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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