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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동양문학> 정지용 전집(3) 문학사적 의의 시인은 시대 속에서 살면서도 시대를 초월하고 유파 속에 있으면서도 그 유파를 뛰어넘는다. 우리 문학사에서 지용이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 소월 · 지용 · 목월을 잇는 전통적정 서와 가락에 따라, 지용은 민요시인으로 꼽지 않을 수 없고, 영랑과 함께 순수문학파의 거장이었으며, 신감각파라는 원치도 않은 형용 사가 붙게 되었다. 그는 또한 그 다음 세대에서는 선구자의 위치에 서 김기림 · 김광균 · 신석정 · 이상 등과 함께 모더니스트의 거장이 되었다. 그의 시는 도시의 문명적인 현대정신보다는 향토적 소재를 통한 향토정서 또는 서정성 등의 다양한 요소가 있다. 이런 의미에 서 그는 김기림 김광균과도 다른 결의 모더니스트였다. 그들은 사 상적 한계를 가졌으나, 지용의 경우는 기독교적 신앙의 주.. 2024. 2. 8.
제 2장 <동양문학> 정지용 전집(2) 주요작품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얇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워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 성긴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 2024. 2. 7.
제 2장 <동양문학> 정지용 전집 정지용 전집 어느덧 제2의 애국가처럼 되어버린 의 작가 정지용은 생 전에 3권의 시집을 간행한 바 있다. 제1시집 『정지용시집』 (1935), 제2시집 『백록담』(1941), 제3시집 『지용시선』(1946) 등이 다. 이중 『지용시선은 창작시집이 아닌 시선집으로 1집과 2집에 수 록된 시들 중에 25편을 뽑아 재수록한 것이다. 『정지용시집』에는 모더니즘 지향적인 시들과 민요 지향적인 시들이 혼합되어 있으나, 『백록담』에는 대체로 동양적 사유를 통해 자연을 탐구한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시는 언어의 세련미와 감정의 절제라는 측면에서 한국 현대시의 한 절정을 보여준다. 생애와 작품활동 북으로는 '소월'이 있고 남으로는 '목월'이 있으며, 중앙에는 ‘지용’이 있다고 한국현대시의 맥을 설명하면 어떨까. 지.. 2024. 2. 6.
제 2장 <동양문학> 감자(3) 감상 및 문학사적 의의 문학은 추위에 대한 저항으로부터 비롯한 것이라 해도 좋을 만큼, 그의 문학사적 위치는 문단 선배인 이광수와 깊이 연계되어 규정된다. 이는 김동인이 춘원의 소설을 사회교화 도구라 비판하고 자신의 문학적 지향을 참인생 · 참예술의 완성에 두었던 데서 잘 드러난다. 1925년 에 이 소설이 발표되었을 때 몇몇 프로 비평 가들은 빈궁한 삶을 소재로 하여 그 비참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다는 점에서 이를 신경향파적인 작품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감자」에서 작가의 관심은 사회적인 모순을 드러내고 분노를 터뜨리는 데 있지 않다. '정직한 농가에서 절도 있게 자란 처녀'인 복녀 가 빈민굴의 매음녀가 되고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 과정이 별다른 감정 없이 그저 제시되는 것이다. 환경의 변화(얌전한 .. 2024. 2. 5.
제 2장 <동양문학> 감자(2) 작품의 주요내용 무대는 싸움 · 갈등 · 살인 · 도둑 · 징역 등 이 세상의 모든 극과 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이다. 복녀는 원래 가난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율 있게 자라난 처녀이다. 이러한 복녀가 전락하는 것은 극도로 게으르고 무능한 남편과 결혼하고부터다. 복녀를 데려오느라 조금 있던 재산을 다 써버린 20년 연 상의 남편은 게으름과 불성실한 처신으로 호구의 방책을 놓쳐버리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이로부터 전락을 거듭하게 된 복녀의 집은 마침내 칠성문 밖으로 나앉게 된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다간 굶어 죽을 판이 된 복녀는 거지로 나선다. 그러나 젊은 나이의 그녀에겐 그 일조차도 쉽지 않다. 그리하여 복녀는 하루 32전 벌이인 송충이잡이에 나선다. 매일 송충이잡이를 나가던 복녀에게 이상한.. 2024. 2. 4.
제 2장 <동양문학> 감자 감자 환경적 요인인 내면의 가는 그린 자연주의 작품으로, 가난하지만 정직한 농가에서 자란 여 주인공 복녀가 환경의 노예가 되어, 도덕성 제로상태의 동물인간으로 타락해 가는 과정을 폭로하고 있다. 특히 결말 부분 복녀의 시체를 놓고 왕서방과 한의사, 복녀남편 사이의 금전거래 장면은 비정한 인심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문체 · 짜임 등에서 한국 단편소설의 전형을 보여준다. 생애와 작품활동 이광수와 함께 한국근대소설의 선구자 김동인은 자연주의 작가, 탐미주의 작가(유미주의, 예술지상주의 작가)로 불린다. 호는 금동琴童 · 춘사春史. 평양의 대부호의 아들로 출생하여 금시계가 아니면 차지 않을 정도로 유아독존 격으로 성장했다. 1912년 김동인은 기독교계 숭덕소학교를 졸업하고 숭실중학교에 입학하나, 성경과목에 .. 2024.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