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낸 주인공의 신분상승 과정을 통해, 주인공이 꿈꾸는 진정한 '신사'의 본질은 막대한 재산과 인위적 교육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진정한 애정에 있음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핍이 오랜 방황 끝에 매형 조에게 깨달은 '위대한 유산'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 작품에서 감동을 받는 것은 아닐까. 한마디로 이 소설은 여러 사회적 요인에 의해서 인간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가를 문학적으로 보여주는 고전적 작품이다.
생애와 작품활동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평가되는 디킨스는 소박한 평민이나 교양있는 사람들, 빈민이나 여왕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호소력을 가져, 생전에도 폭넓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하인출신인 조부, 그리고 해군 경리국에 근무하는 하급관 리의 장남으로 남부영국의 군항 포츠머스 교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존은 호인이었으나 금전관념이 희박하여 남의 빚을 갚지 못해 투옥된 일도 있었다. 그 때문에 디킨스는 소년시절부터 빈곤의 고통을 겪었으며 학교에도 거의 다니지 못하고 12세부터 공장에 나갔다. 어린 시절 한때 살았던 채텀은 '잉글랜드의 정원'이라 불리는 아늑한 도시로, 그의 어린 심성에 깊은 인상을 주었고, 훗날 채텀 시대를 거의 유일한 행복했던 시절로 회고할 정도였다.
자본주의의 발흥기였던 19세기 전반의 영국 대도시에서는, 번 영의 뒤안길의 심각한 빈곤과, 어린이와 부녀들의 열악한 노동조 건은 사회전반을 어둡게 했다. 이러한 사회의 모순과 부정을 직접 체험한 디킨스는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면서, 15세경에 변호사 사무소의 사환, 법원 속기사를 거친 끝에 신문기자가 되어 의회에 관한 기사를 쓰게 되었다. 그는 소년시절부 터 고전을 탐독하면서 일찍부터 문학에 눈을 떴는데, 여기에 기자 생활로 인한 많은 여행은 풍부한 관찰과 식견을 더해주었다.
1833년 어느 잡지에 단편을 투고하여 채택된 데 힘입어 계속 단편·소품 등을 여러 잡지류에 발표하고, 1836년 이들을 모은 『보즈의 스케치집』이 출판되어 24세의 신진작가로 화려하게 문 단에 데뷔했다. 다음 해 완결한 장편소설『피크위크 클럽의 기록』 은 4명(도중부터 5명)의 인물이 여행하는 도중, 곳곳에서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일으키는 단순한 줄거리였으나, 그의 뛰어난 유머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다음 작품인 『올리버 트위스트 베스트셀러가 되어 작가적 지위가 확립되었다.
그뒤 영국과 미국의 각계각층 독자들의 호응에 보답하여 『니콜 라스 니클비』『골동품 상점』 『크리스마스 캐럴』등 중 · 장편을 연 이어 발표함으로써 문명을 떨쳤다. 이렇듯 문명이 높아진 것 은 몸소 체험으로 알게 된 사회 밑바닥 생활상과 그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묘사함과 동시에, 세상의 부정과 모순을 용감하게 지적하면서도 유머를 섞어 비판한 점에 있었는데, 그의 소설에 영향을 받아 연소자 학대와 재판의 비능률이 개선되기도 했다.
1850년에 완결한 자전적인 작품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쓸 무렵부터 작품의 질이 조금씩 변하여 그의 후기 특성이 두드러진다. 다음 작품 『황폐한 집』이 그 좋은 예로 이전의 작품처럼 주인공 한 사람의 성장과 체험을 중심으로 사회 각층을 폭 넓게 바라보는 이른바 파노라마적 사회소설로 다가갔다. 작품 속에서 앞을 가로막는,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사회체제의 벽에 가로 막혀, 디킨스의 장기인 유머도 어딘지 쓴웃음으로 바뀌고, 무력 감 · 좌절감이 전편에 흐르게 되었다.
그러나 창작력은 조금도 쇠퇴하지 않아 공장 스트라이크를 다룬『고된 시기』, 버너드 쇼에 의해 『자본론』보다도 위험한 책이라 고 평가된 어두운 사회소설인 『어린 도릿』, 프랑스 혁명을 다룬 두 도시 이야기』, 다소 자전적인 『위대한 유산』등의 장편 외에 많은 단편과 수필을 썼다. 또 잡지사의 경영과 편집, 자선사업에 의 참가, 연극상연, 자작 공개낭독, 각지로의 여행 등 쉴 사이 없이 정력적 활동을 계속하여 건강을 잃었으나 쉬려 하지 않았다. 또한 1858년에는 20년 이상 함께 살며 10명의 아이를 낳은 아내와 별거하는 등 정신적 고통도 겹쳐 70년, 추리소설풍의 수수께끼로 가득 찬 『에드윈드루드의 수수께끼를 미완성으로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전 세계 각계각층의 애도 속에 문인 최고의 영예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되었다. 죽은 뒤 그의 소설은 1세기에 걸쳐 각 나라말로 옮겨져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되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소설과 디킨스의 주요작품
빅토리아 여왕(재위기간:1837~1001) 시대에 영국은 부르주아 계급의 생활수준이 급속히 향상되고, 과학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는 등 경제대국이 되었다. 문학사적인 측면에서 빅토리아 시대는 이성보다 감성,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하는 낭만 주의로 시작하여, 현실을 객관적·과학적인 태도로 묘사하고 산업 혁명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는 사실주의로 끝났다.
빅토리아 시대의 주요 소설가로는 디킨스와 『허영의 시장』을 쓴 새커리, 『올턴 로크』를 쓴 킹즐리, 조지 엘리어트 하디 등이 있다. 이중 디킨스는 가장 널리 알려진 작가로 사회비판 및 항거의 기 풍이 전 작품을 흐르고 있다.
그는 중산층의 일상생활과, 특히 산업팽창의 지나친 사회악과 사회불의에 항거하는 개인들, 가난한 사람들의 투쟁을 매우 생생 하게 묘사하였다. 디킨스는 근본적인 낙관주의와 진보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존의 산업제도에서 유래하는 빈민굴과 빈자의 비참한 생활을 리얼하게 묘사하였는데, 거기에서 낭만주의적 요소와 사실주의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디킨스는 영국문학의 위대한 민주주의자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데이비드 코퍼필드』 작가는 이 책의 서문에서 “나는 나의 모 든 책들에서 이 책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의 정력이 절정기에 있던 때의 작품이다. 주인 공인 데이비드가 어린 시절의 어려움을 딛고 작가로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디킨스 특유의 유머가 전편에 스며 있고, 쓸쓸하고 슬픈 이야기를 밝게 처리하고 있다. 어느 날 디킨스가 실수로 동네 꼬마의 인형을 망가뜨려 새로운 인 형을 사주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답례로 그 꼬마의 어머니는 좋은 책이라며 디킨스에게 한 권의 책을 선물했는데 펴보니 이 책이었다고 한다.
「두 도시 이야기』 근대 시민운동의 핵이었던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변호사 시드니 커튼과 그 주변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삶이 역동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이 작품은, 그의 작품 중 보기 드문 역사소설이다. 여기서 두 도시는 런던과 파리를 지칭한다. 18 년간 바스티유 감옥에 유폐되었던 의사 마네트는 석방되어 런던으로 가서 점차 이성을 되찾는다. 한편 그의 딸 루시를 사랑하여 결혼한 프랑스 귀족은 전에 자기 집에 있던 충실한 머슴을 구하려고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혁명정부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는 다. 이때 은밀히 루시를 사모하던 시드니 커튼이 대신 희생하여 그를 구해낸다는 내용이다.
개인이 조직에 대하여 투쟁하는 과정에서의 저항과 사랑, 또는 삶의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굽히지 않는 신념 등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이 연재될 당시에 독자들은 주인공들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하여, 기차역까지 나와 신문을 기다렸다고 한다.
『피크위크 클럽의 기록』 피크위크 클럽의 회장인 피크위크 씨를 중심으로 네 사람의 회원이 정처 없는 여행을 다니면서 그 견문을 보고하는 형태의 소설이다. 또한 18세기 이래로 전해 내려온 이른바 악한소설의 수법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소설의 착상은 디킨스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그 당시 어느 만화가의 연재그림에 덧붙여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피크위크 씨가 고용한 마부 샘 웰러의 터무니없는 커다란 웃음소 리 등은 이 소설을 영국 소설사상 가장 생기있고 독창적인 해학 소설로 손색이 없게 만든다.
『올리버 트위스트』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작품으로, 보육원에서 자란 고아소년 올리 버가 런던에 나오자마자 도적단의 마수에 걸려 갖은 고생을 겪다 가 후에 죽은 아버지 친구의 양아들이 된다는 줄거리이다. 구성은 디킨스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다소 조잡하지만, 정의감과 선의에 넘치는 사회의 순화를 그린 박력있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
이 작품 속에서 디킨스의 독특한 풍자 속에서 한 인간의 이성의 회복과 사랑을 느낄 수 있으며, 진정한 신사의 본질은 물질적인 풍요나 인위적인 교육에 의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바탕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핍: 가난한 고아로 성장해, 신분상승의 강박관념 속에서 정신적 방황을 겪다, 이성과 사랑을 되찾는 인물.
에스테일러: 미스 허비샴의 양녀로 부유하게 자라 가난한 핍의 사랑을 물리치고 드러믈과 결혼하게 되나, 실패하고 다시 핍과 사랑하게 되는 여인.
허비샴: 결혼하는 날 아침에 남자로부터 버림을 받고 평생 동안 결혼예복을 입은 채, 남자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는 여인.
탈옥수: 자신을 유배시킨 신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가난한 핍에게 도움을 주어 신사로 자라나게 하는 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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